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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미세먼지(PM-10)주의보가 발령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. 올 들어 6번째 발령된 이날 미세먼지는 중국 내륙에 광범위하게 남아있는 황사가 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돼 발생했다./사진=뉴스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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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5~6일 이틀간 '어린이날 콘서트'를 연 롯데콘서트홀은 공연장을 찾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'페이스 페인팅' 행사를 함께 진행했다. 야외에서 진행되던 행사는 6일 실내로 장소를 변경했다. 이날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서 야외에서 도저히 행사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.
#직장인 김모씨(32)는 이번 연휴 카페에서만 시간을 보냈다. 그는 "친구와 함께 한강으로 놀러 가려다가 미세먼지 때문에 카페로 향했다. 마스크를 뒤늦게 사려고 했으나 편의점마다 동이 나 구하기 어려웠다"고 했다. 아이를 키우는 서모씨(38)는 연휴 동안 아예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. 그는 "아이들에겐 미세먼지가 특히 더 예민하다고 해 아예 나가지 않고 집안에서 먼지 청소만 했다"고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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실내 놀이시설(어드벤처)이 함께 있는 롯데월드의 경우 이번 연휴기간 동안 미세먼지의 영향을 덜 받은 편이다.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서 소아암으로 통원 치료 중인 어린이들이 '동화 속 주인공 되기' 행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. /사진제공=롯데월드 어드벤처 |
'미세먼지' 공습에 공원, 테마파크 등 야외 놀이시설에 비상이 걸렸다. 시설 관계자들은 "비가 내려 미세먼지가 사라지기만을 기다린다"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. 황금연휴 기간인 6~7일 미세먼지 농도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야외 나들이를 포기한 이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. 앞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때마다 아예 밖으로 나오는 나들이객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.
8일 에버랜드 측은 "지난 4~7일 입장객이 전년 대비 10%가량 감소했다"고 밝혔다. 에버랜드 관계자는 "긴 연휴의 후반부인 데다 미세먼지 영향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해 야외 나들이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"면서도 "(미세먼지 문제가 계속될 경우) 일단 나들이객 모수(母數) 자체가 줄어들 수 있어 우려할 수밖에 없다"고 밝혔다.
서울 광진구의 어린이대공원도 이번 연휴기간 방문객 인원이 급감했다. 어린이날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11만명, 전년 (30만명) 대비 60% 이상 줄었다. 미세먼지 농도가 짙었던 주말엔 각각 3만명(6일), 2만6000명(7일)이 찾았다. 지난해 어린이날이 낀 주말(7~8일)에도 6만~8만명 가까이 방문했던 것과 비교하면 주말 방문객 역시 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.
만화카페 '놀숲' 전경. 실내에서 장시간 동안 만화책을 보면서 음식도 먹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. 놀숲 관계자는 "미세먼지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강점"이라고 전했다. /사진제공=놀숲
실내 놀이시설이 함께 있는 롯데월드는 상대적으로 반사 이익을 얻은 경우다. 롯데월드 관계자는 "내국인 기준 4~5일은 전년 동기 대비 5% 정도 늘었고, 6~7일은 10%가량 늘었다"며 "실내 테마파크가 있어 외부로 안 나가도 되니까 오히려 방문객 숫자가 늘어난 것 아닌가 싶다"고 밝혔다.
미세먼지를 이유로 방탈출카페, 만화카페, VR게임방 등 쉽게 찾을 수 있는 실내 놀이시설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. 직장인 권모씨(25)는 "연휴 동안 밖에서 놀려 했지만 미세먼지가 걱정돼 방탈출게임방과 코인노래방 등 실내 활동을 주로 즐겼다"고 말했다.
실제로 이같은 실내 놀이시설의 점포 및 이용객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. 만화카페 프랜차이즈 '놀숲'은 2015년 9월 1호점을 개점한 뒤 2년이 채 안 돼 150개까지 확장했다. '놀숲' 관계자는 "실내 공간이다 보니 아무래도 미세먼지를 포함해 더위, 추위 등에 영향을 덜 받는다"며 "한 달에 평균 6개 점포씩 꾸준히 개점하는데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이슈를 고려해 창업 문의를 해오는 분이 많다"고 전했다.
국내 최대 방탈출카페 프랜차이즈인 '셜록홈즈' 관계자는 "지난 1일부터 7일까지 황금연휴 기간에 매출액은 약 1억6000만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40%가량 증가했다"고 설명했다.